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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8일 토요일


- 점심

간만에 팬케이크를 구웠다. 이번에는 백설에서 나온 뭔가 멀끔한 팬케이크 파우더 가루로 만들었는데.. 너무 간만에 팬케이크를 구워서 시럽이 상한지도 몰랐네;; 푹 찍어먹고 맛이 이상해서 바로 뱉어버린 흑흑. 결국 인도에서 사온 꿀을 급하게 뜯었다. 하지만 꿀과 팬케이크의 조합은 뭔가 맞지 않는 듯 하여 최종적으로는 딸기쨈을 발라 먹은. 역시 이래서 식단은 미리 짜고 장을 봐야했는데 급하게 마트를 가는 바람에 삼일 내내 뭔가 구멍난 식단들이 많았다.


장보고 나서 식단 정리할 때 분명 '팬케이크 + 스크럼블'이라고 적어놓았는데 당일 아침이 되고 보니 왜 이렇게 써놨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팬케이크만 덜렁 만들었다. 그랬더니 너무 노오란.. 노란 팬케이크가 탄생;; 스크럼블을 넣은 이유는 계란이 반죽에 너무 많이 들어가면 맛과 색이 별로여서 일부러 반개만 파우더에 넣고 반개는 스크램블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는데 아침에 정신이 없는 나머지 대충 만들어서 이상한 팬케이크가 탄생.


샐러드는.. 이번에 처음 시도해 본 메뉴로 월요일에 샐러드로 모든 야채를 다 소비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브런치 메뉴에 추가해보았다. 드레싱은 집에 있던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로 선택. 근데 발사믹도 뭔가 맛이 가기 직전인 듯한 느낌이 하아..




- 저녁

제주하면 역시 옥돔이지! 냉동실에 잠들어 있던 생선을 고히 꺼내 해동시키고 오픈에 투척! 오픈은 원래 이런 용도가 아니었는데 요즘은 생선 굽기가 귀찮아서 그릴에 맞추고 오븐에서 생선을 굽고 있다.


그리고 간만에 시도한 계란말이. 원래 계란 소비가 극히 드물어서 한줄을 사면 절반 넘게 버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꼭 유통기한 내에 계란들을 소비하기 위해 달걀말이에 도전. 어떻게 하면 맛있는 계란말이 만들까 찾아 해메던 중 생생정보통의 황금레시피를 따라해봤는데, 와 진짜 최고인듯. 짭조름한 것이 내가 여지껏 먹은 계란말이 중 최고였다! 하지만 파마산 치즈 맛에 가려져 계란말이에 넣은 명란젓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문제가..;;


인도에 있으면서 이상하게 칼칼한 김치찌개가 너무 땡겨서 토요일 저녁 아무런 준비 없이 바로 만들기에 돌입. 뭐 묵은지는 늘 냉장고에 있으니까. 냉동실을 뒤져 돼지고기도 넣고 마늘 다진 것도 좀 남아있길래 넣었는데.. 망할. 마늘을 너무 넣어서 오히려 국물 맛을 헤쳤다. 냉동실에 있는 오래된 재료 좀 치울려고 했는데 오히려 밥 먹는 내내 찝찝함을 내게 안겨준 '마늘 김치찌개'. 김치찌개 만들 줄 알았으면 양파도 좀 사와서 썰어 넣을 걸. 양파가 없어서 김치 신맛을 없애고자 우여곡절 끝에 설탕을 넣고 말았다. 난 음식에 조미료가 들어가는 건 별로 안좋아 하는데 흑흑




# 11월 9일 일요일


- 점심

쉴 때는 집에서 두끼만 챙겨먹어도 다행인듯 싶다. 주일은 교회도 가야하니 점심은 있던 음식 데워먹는 정도로 준비. 마트에서 미리 사온 생선전도 후라이팬에 따끈하게 뎁히고, 냉동실에서 고히 잠자고 있던 명란젓과 김도 꺼내서 예쁘게 셋팅 완료! 


추가로 전에 찍어먹을 아이허브 유기농 토마토 케첩도 준비했다. 난 간장보다는 케찹에 찍어먹는게 맛있는 듯. 짧게 평을 남긴다면 이 케찹.. 뭔지 모르겠지만 다량의 후추가 눈으로 보인다 아하하. 맛은 일반 케찹이랑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냥 케찹 맛! 하지만 대용량이라 오래 두고 먹을 것 같은 느낌이.. 그나저나 저 계란말이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어서 다음날까지 먹고 말았다는;




- 저녁

몸보신에 최고봉! 소고기를 구웠다. 최근 들어서 몸 챙긴다는 이유로 소고기를 자주 구워먹는 것 같네. 교회에서 돌아오면서 한우 채끝살과 양파를 집어와 후라이팬에 굽기 시작. 음.. 채끝살, 집에서 처음으로 시도해본 부위인데 생각보다 퍽퍽해서 별로 였..;; 그래도 무쌈이 있으니까 돌돌 말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제주도에는 특이하게 마늘 줄기로 담근 짱아찌를 고기집에 가면 항상 볼 수 있는데 고기랑 궁합이 정말 최고인듯. 그래서 나도 집에 고기를 구워먹을 때에는 꼭 미리 사다 놓곤 한다. 혼자 사니까 한번 구매하면 여러번에 나눠서 먹을 수 있고 그리고 잘 상하지 않아 자취생한테는 참 좋은(?) 반찬인 듯.


고기와 함께 먹을 파프리카도 썰고, 지난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소분한 된장찌개도 냉동실에서 꺼내서 해동해서 저녁 식사 준비 완료. 근데 얼렸다 녹혀서 그런지 두부 식감이 썩 좋지는 않았다.




# 11월 10일 월요일


- 점심

애호박전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정말 간만에 요리를 해서 부침가루 유통기한이 지난 걸 모르고 있었다. 밖에 나가긴 귀찮고 저 애호박은 좀만 더 두면 곰팡이가 필 것 같아 올리브유에 굽는 걸로 낙찰. 


애호박이 후라이팬에서 구워지는 동안 다시 냉동실을 뒤적거려 지난번 엄마가 방문했을 때 두고간 미트볼을 꺼내서 해동. 그리고 주말 동안 먹고 남은 음식을 헤치우기 위해 잔반을 모두 꺼내서 점심밥을 대충 셋팅했다. 오늘이 지나면 또 언제 집에서 밥을 먹을지 잘 모르니까 남은 음식은 미리미리 다 먹어놔야 나중에 음식물 쓰레기가 한 봉다리 나오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차려도 여전히 냉장고에는 1/4개의 애호박과 미니 파프리카 반봉지가 살아숨쉬고 있어 차주에 서울 갔다오고 나면 곰팡이가 곱게 피어 있을 듯한 기분이 든다. 흑흑. 또 미친듯이 냉장고 정리를 해야겠구만..




- 저녁

이번 휴가의 마지막 식단! 연어 샐러드와 먹물 치아바타 되시겠다. 물론 저 빵은 동네에 새로 생긴 빵집에 사온 것. 근데 한입 먹어보니 원래 가던 빵집에서 사올 걸이라면 땅을 치고 후회하고 말았다. 뭔가 미묘하게 치아바타 맛이 맹맹했다는..


원래는 편식이 엄청 심해서 샐러드를 잘 안먹는데 인도에 있는 동안 정말 야채를 구경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막바지에는 스스로 야채를 찾아 헤매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번 삭단의 마무리는 샐러드 너로 정했다. 하지만 연어를 미리 해동시켜 놨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는 나머지 밥먹기 30분 전에 연어를 냉동실에서 꺼냈다능;; 급히 찬물에 연어를 넣어서 빨리 해동되기만을 간절히 쳐다봤다. 역시 해동은 찬물에 투하하는게 빠르고 좋은 듯. (아.. 이럴 땐 전자레인지가 없어 불편하네잉..)


각 샐러드에는 각자 딱 맞는 드레싱이 있는 듯하다. 신규 드레싱을 냉장고에 모시자니 또 언제 샐러드를 내가 해먹을지 미지수고 해서 올리브유에 발사믹 식초를 둘러 대충 먹었는데.. 맛이 없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맛이 없다. 점점 혼자 살면서 입맛이 쓸때 없이 까다로워지는 기분이네. 다음번에는 반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샐러드 드레싱을 맛난 걸로 하나 구입해야 겠다.




언제 다시 집에서 밥해 먹을지 미지수지만.. 그래도 간만에 집에서 쉬면서 잘 뒹굴거리고 놀아서 기분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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